고주영 학생 사진

한국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스마일하우스 | 고주영

중국 국적의 주영이는 지난 2018년 9월, 스마일하우스 2호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스마일하우스는 돌봄 받을 곳이 없는 이주아동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먹고 놀고 공부하며 성장해갈 수 있도록 돕는 곳입니다.
스마일하우스에서의 1년, 주영이에게는 어떤 시간이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주영이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스마일하우스에 와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 왔을 때 집이 너무 예쁘고 따뜻했어요. 저만의 공간이 있었던 것도 너무 좋았어요. 스마일하우스 선생님들과 보통 가정들처럼 언니, 오빠, 동생들과 함께 여행가거나 맛있는 것 먹으러 가는 것도 즐겁고 좋고요.

스마일하우스 오기 전과 후, 가장 많이 바뀐 점이 있다면?

전에는 가족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근데 스마일하우스에 와서 선생님, 아이들하고 많이 놀고 즐겁게 지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가족들(스마일하우스 선생님과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행복해요. 예전에는 집에만 있는 것이 좋았는데, 이제는 가족들과 밖에 나가서 놀고 싶고 그래요. 스마일하우스에 오기 전의 행복이 50점이라면, 지금은 100점이에요.
주영이의 새로운 보호자가 된 스마일하우스 오창종 대표, 고주영 학생 주영이의 새로운 보호자가 된 스마일하우스 오창종 대표, 고주영 학생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여권과 비자가 완성되었을 때요. 완성되지 못했으면 다시 중국으로 가야 되는데 잘 해결돼서 행복했어요. 안 그러면 스마일하우스 선생님과 가족들을 못 만나게 되니까 슬프잖아요.
주영이는 6살에 아버지와 한국에 왔습니다. 얼마 전 여권 재발급이 필요했지만 관련 서류를 모두 아버지가 가지고 중국으로 도피한 상황이라 강제 추방될 상황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중국영사관의 협조로 ‘연수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었는데, 스마일하우스 후원협약서와 후원금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합니다. 연수 학생의 체류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후견인이 있어야만 비자가 발급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주영이의 ‘희망’은 무엇인가요?

전에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도 없고 관심도 없었는데, 여기 와서 목표가 생겼어요. 미용 기술을 가르쳐주는 학교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해서 미용사 자격증을 따는 거예요. 이 자격증이 있으면 한국에 오래 있을 수 있거든요. 스마일하우스 가족들과 오래오래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또, 요리사도 되고 싶어요. 요리사가 되면 중국에 맛있는 한국 음식을 알려줄 수 있으니까요.

스마일하우스, 그리고 함께 해주시는 선생님들은 주영이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스마일하우스는 저에게 ’나무’ 같아요. 제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나무. 사과가 열리듯이 나무에 꿈이 가득열리는 거예요. 그리고 저희 선생님들은 ‘빛’이라고 하고 싶어요. 어둠 속에 희망을 비춰주는 빛처럼 저에게 희망을 보여주셨거든요.

스마일하우스처럼 사각지대에
‘희망’을 비추는 일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스마일하우스 | 오창종 대표

스마일하우스 2호는 안산에서 15년째 그룹홈을 운영 중인 ‘(사)아이들세상 함박웃음’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아이들의 삶을 돌보고 계신 오창종 대표님의 목소리를 통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희망’에 대해 들어 보았습니다.

주영이가 자신의 ‘희망’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좌절하지 않는 힘이요. 사실 주영이가 자존감이 좀 낮아요. 자존감이라는 게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이거든요. 주영이가 자존감이 높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희망으로 가는 길이 언제나 신나고 밝은 것은 아니잖아요. 힘들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을 텐데,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지금처럼 잘 웃으면서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저희뿐만 아니라 주영이에게 관심 가진 모든 분의 따뜻한 지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마일하우스를 통해 가지게 된 ‘희망’이 있다면?

주영이 같은 사례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얼마 전에는 7개월 아기도 입소했거든요. 공중화장실 앞에 유기된 아이가 있었는데 외국인 자녀였고 부모는 행방을 알 수가 없었어요. 이 아이도 한국에서 보호를 받으려면 주영이처럼 출생신고부터 여권, 비자 발급 등의 행정적인 절차가 필요한데 지원 규정은 없는 거예요. 생존권과 보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거지요. 이주 아동들은 복지 사각지대의 최전선에 놓여있어요. 그래서 요즘 제게 생긴 ‘희망’은 대한민국이 국적과 관계없이 이 땅의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스마일하우스와 같이 이 사각지대에 작은 ‘희망’을 비춰주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중인 정재욱, 은호 인터뷰 중인 정재욱(왼쪽), 은호

새로운 경험을 쌓을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지역아동센터 창의프로젝트 | 정재욱·은호

함께여는청소년학교*의 재욱이와 은호는 <지역아동센터 창의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아이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IT기술을 활용해 자기만의 창작물을 만든 경험이 ‘새로운 기회’였다고 합니다. 새로운 기회가 만든 미래세대의 희망을 인터뷰 속에서 발견했습니다.
함께여는청소년학교: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지역아동센터로서 지역사회 청소년들의 안전한 보호와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며 학생 개인의 특성에 맞춘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정재욱(이하 정)_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아두이노가 뭔지 처음 알았어요. 아두이노를 가지고 LED 전구에 불이 들어오게 했을 때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코딩 기술을 가지고 하드웨어를 조작하는 경험은 처음이었거든요. 이 기술을 통해서 앞으로 새로운 걸 많이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났어요.
은호(이하 은)_‘참참참’ 게임 아시죠? 저는 아두이노랑 모터를 연결해서 ‘참참참’ 기계를 만들었던 게 재밌었어요. 제가 버튼을 누르면 손바닥이 랜덤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만든 거예요. 이걸로 친구들과 게임도 직접 할 수 있어서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정재욱 사진

컴퓨터공학과 대학생 선생님이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해서 진행했는데 어떤 점이 좋았나요?

정_선생님들이 궁금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셨어요. 그리고 저희가 사용하는 재료나 기술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알려주셔서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할 수 있었어요.
은_일반 강사분들하고 다르게 정말 동네 누나처럼 편하게 물어보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세 분이나 와서 워크숍을 하니까 궁금한 걸 언제든지 물어보고 도움을 얻을 수 있었고요. 대학 진학 때문에 컴퓨터공학과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있었는데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지역아동센터 창의프로젝트는 덕성여대 컴퓨터학과의 IT교육봉사동아리 ‘늘푸른소리’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IT기술을 활용한 창의워크숍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고유한 창작물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_막연히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 쪽 개발자만 상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아두이노를 다루다 보니까 저희가 사용하는 가전제품도 모두 소프트웨어를 통해 컨트롤 한다는 걸 알게 돼서 프로그래머의 가능성이 정말 크다는 걸 느꼈어요. 상상할 수 있는 진로도 훨씬 다양해졌고요.
은_원래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컴퓨터 공학에 관심이 생겼어요. 프로젝트를 계기로 컴퓨터 공학과 관련된 수업도 더 들어보고 싶어졌어요. 어렵지만 재미있어요.

지금 재욱이와 은호의 ‘희망’은 무엇인가요?

정_이렇게 IT기술을 활용한 창의프로젝트를 더 많은 친구들이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직접 찾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 알려주니까 정말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좋은 건 같이 해야죠! 그리고 저 자신의 희망이라면, 사람들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언젠가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
은_ 대학에 가서도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힘들지만 노력해볼래요.
  • 함께여는청소년학교 오일화 센터장함께여는청소년학교 오일화 센터장
  • 정재욱
  • 은호

‘희망’을 가져도 된다고
말해주세요

함께여는청소년학교 | 오일화 센터장

오일화 센터장님은 게임 같은 IT기술이나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주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IT 창의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 중 누군가는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자기 안의 잠재력을 발휘해보았으면 하는 기대를 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나요?

오일화(이하 오)_가능성의 씨앗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어요. 한 아이는 워크숍 시간에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다음날까지 몰입해서 해결했어요. 평소 수업 시간에는 보기 힘든 모습이어서 놀랐어요.
또, 산만하고 공부는 잘 안 하려는 아이가 유일하게 이 프로젝트 시간에는 자리에 앉아서 집중을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자동차를 만들다가 조립을 잘못해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평소 같았으면 분명 포기했을 텐데 처음부터 다시 조립을 했어요. 재미를 느끼고 있고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보여준 거잖아요. 정말 놀라기도 했고, 제가 기대했던 모습이어서 아이에게 고마웠어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오_ 희망을 가지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자신은 공부를 통해 가능성을 찾기 어렵다는 걸 알거든요. 하지만 공부를 못한다고 희망을 가질 수 없는 건 아니잖아요.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져도 된다’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해요. 그리고 스스로 해낼 수 있다고 하는 자신감, 긍정적인 에너지를 쌓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아주 사소한 거라도 시도하고 도전해서 작은 성공의 경험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요. 예를 들어, 코딩을 통해서 LED 전구에 불이 들어오게 하는 작은 경험조차도 아이들에겐 ‘해냈다!’ 할 수 있는 성공의 경험이 되는 거거든요. 앞으로도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희망의 가능성을 전해주고 싶어요.
이성민 사진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알게되어 행복해요

Future Lab | 이성민

이성민 군은 지난 10월, 제41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스마트폰 화면 회전 다이얼’을 출품하여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생 시절까지 5년 가까이 <Future Lab>과 함께 했던 성민이는 일상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일이 즐겁다고 합니다. 고등학생이 된 후, 오랜만에 찾은 <Future Lab>에서 성민이의 희망과 행복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Future Lab>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요?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왔어요. 그냥 체험 워크숍 같은 거 하나보다 했는데, 새하얀 방에 검은색 팔레트들이 쌓여 있어서 ‘이거 뭐지?’ 하고 놀랐어요. 공구들도 본 적이 없는 것들이니까 신기했어요. 그동안 제가 참여했던 체험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Future Lab>에서는 어떤 활동이 재미있었어요?

‘달려라 자동차’라는 자동차 만드는 워크숍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초등학생 때 코딩이나 로봇 관련해서 배운 적은 있었는데, 이건 코딩을 넘어 제 손으로 자동차를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메이킹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어, 내가 생각했던 건 이런 게 아닌데…’ 싶었죠. 근데 해보니까 의외로 재밌어서 점점 메이킹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저는 움직이는 물체를 좋아하거든요. 키네틱 아트처럼 생물이 아니면서도 움직이는 걸 좋아해요. 코딩은 사실 에러도 많이 나고 실체가 없으니까 재미가 없었는데 프로토타입 제작은 제 손으로 직접 만드는 거잖아요. 만드는 물체가 손 안에 있으니까 제가 컨트롤할 수도 있고, 안 되겠다 싶으면 망치로 때리면 되니까. (웃음)
  • 이성민 군이 <Future Lab>에서 직접 만든 자동차이성민 군이 <Future Lab>에서 직접 만든 자동차
  • 중학생 시절 SEED 시즌2 워크숍 참여 모습중학생 시절 SEED 시즌2 워크숍 참여 모습

<Future Lab>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일단 체험 분야에 차별성이 있어요. 학교나 다른 곳에서 경험하고 배우기 어려운 것들을 직접 배웠으니까요. 납땜이나 용접도 배웠고, 목공과 같은 메이킹 작업이 재미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경험도 해봤어요. 또 확실히 차별성을 가지는 건 워크숍에 ‘의미부여’를 해준다는 거예요. 시계를 만들어도 그냥 예쁜 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느긋하게 보낼 수 있는’ 한글 시계라고 하면 메시지도 전하면서 더 멋있잖아요. 실제로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폰처럼 인문학적인 요소가 들어간 기술이 인정받기도 하고요.

“학교나 다른 곳에서
경험하고 배우기 어려운
것들을 배웠어요.”

<Future Lab>에 온 후로 변화된 점이 있나요?

초등학생 때는 로봇 학원에 다니면서 가르쳐주는 것만 배웠어요. 딱히 다른 걸 알아보겠다는 생각을 못 한거죠. 근데 여기 와서 우물 밖에 있는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게 되니까, 오히려 제가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관심 분야에 대해 검색을 해보게 되고, 그러면서 아는 게 더 많아지고…. 그 덕분에 공부에 대해 수동적인 태도에서 능동적인 태도로 바뀌었어요. 그리고 <Future Lab>에서 다양한 재료와 도구, 장비를 활용하는 메이킹 작업을 경험한 것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어요. 과장이 아니라 정말 그 정도의 영향을 줬어요. 여기 오기 전까지 제 진로는 프로그래머 아니면 레고 디자이너였어요. 그 분야만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아니에요.

그럼, 성민이의 ‘희망’은 무엇인가요?

제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 낼 수 있는 메이커(Maker)로 살고 싶어요.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이 재밌고 즐거워요.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우연히 ‘이런 걸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나는데, 그걸 적어놔요. 나중에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자료 조사도 하고 어떻게 만드는 지 검색도 해보고 그래요. 지금도 적어 놓은 게 수십 개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만들고 있어요. (웃음) 이번 발명대회에서 상 받은 것도 마찬가지예요. 누워서 핸드폰 볼 때가 있는데 화면 회전이 느려서 답답할 때가 많았거든요. 그걸 해결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성민이의 ‘희망’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만들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웃음) 고등학생이라 앞으로 시간은 점점 더 부족해질 운명에 처해 있어서 걱정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학교 공부에 시간을 쏟아야 하니까요. 개인적으로 대학에도 꼭 가고 싶어요. 대학에 가서 3D모델링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거든요. 3D모델링은 아직 정보 공유도 부족해서 독학으로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어요.

나에게 <Future Lab>은 OOO 이다.

저에게 <Future Lab>은 ‘행복’이에요. 중학교 다니는 동안 이곳에 와서 보내는 3시간이 너무 소중했고, 만들고 싶은 걸 만드는 그 시간이 행복했어요. 어서 빨리 학교 공부에서 해방돼서 <Future Lab>에서 저만의 시간을 다시 가지고 싶어요. (웃음)
황성진 대표, 이선웅 프로그래머, 박준혁 애니메이터, 김민수 컨셉 아티스트, 함가연 카드 일러스트레이터, 연태경 오브젝트 디자이너 (윗줄 좌측부터) 황성진 대표, 이선웅 프로그래머, 박준혁 애니메이터, 김민수 컨셉 아티스트, (아랫줄 좌측부터) 함가연 카드 일러스트레이터, 연태경 오브젝트 디자이너

대한민국 청년들이
꿈꾸기를 희망합니다!

Smilegate Membership | 카셀게임즈

Smilegate Membership 11기인 카셀게임즈는 2019년 11월 1일 데뷔작 ‘래트로폴리스(Ratropolis)’를 글로벌 온라인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에 출시한 후 1주일만에 ‘인디게임 최고 인기 제품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학생 게임 창작팀으로서 놀라운 성과를 거둔 카셀게임즈를 그들의 작업 공간인 ‘SGM Lab’에서 만났습니다. 인디게임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희망을 가진 젊은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카셀게임즈는 어떻게 결성이 되었나요?

저희는 같은 게임 아카데미 친구들이구요. 아카데미 수업 과정 중에 다른 학생들과 모여서 함께 게임을 개발하고 평가받는 캡스톤 디자인(Capstone-Design,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과제를 스스로 설계, 기획, 제작하여 수행하는 창의적 종합 설계) 수업이 있어요. 그때 모이게 되었고, 게임을 개발하면서 아카데미 수업에만 그치지 말고 상용화 개발까지 해보자고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게임을 완성시키는 것 자체가 목표였어요. 대부분의 게임 창작팀들이 게임을 완성하지 못하고 중간에 불화가 생겨서 포기하거나 억지로 마무리하는 수준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거든요.

<래트로폴리스> 는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슬레이 더 스파이어’라는 유명한 카드게임이 있어요. 보드게임과 PC게임을 잘 접목해서 만든 인디게임인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게임이거든요. 제가 봤을 때는 정말 디자인이 잘 되어 있고 개발 규모도 크지 않다고 생각해서 저희도 이걸 모델로 게임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좋은 게임도 저희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게임을 만들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래트로폴리스’는 카드를 이용하여 쥐들의 도시를 지키는 게임입니다. 덱 빌딩 카드 디펜스라는 생소한 장르를 가진 이 게임은 국내에는 다키스톤 이름으로 잘 알려진 ‘슬레이 더 스파이어’에 디펜스 요소가 결합되었습니다. 게다가 턴 방식이 아닌 실시간으로 진행되어, 유저의 피지컬과 빠른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Smilegate Membership> 선정 후 팀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팀이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이 생겨서 체계적인 개발 환경이 조성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예요. 학교 휴게실이나 랩실이 있지만 먼저 가야 쓸 수 있거나, 항상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언제 공간을 옮겨야 할지 불안했거든요. 자주 못 만나니까 작업 관련한 소통도 모바일 메신저로 하는데 답답할 때가 많았고요. 그런데 이제는 <SGM Lab>에서 언제든 정해진 시간에 모여 함께 작업할 수 있으니까 소통도 원활하고 집중할 수 있어서 효율적인 개발 진행이 가능해졌어요.

<Smilegate Membership> 에서 팀의 성장에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인가요?

SGM에 합격한 것부터가 도움이었어요. 우리가 게임 기업으로부터 인정받고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게임 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거든요.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라든지, 보안 이슈라든지 저희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 전문가분들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오히려 멘토링 받은 내용을 다 해낼 수 없었던 게 아쉬웠어요.
오픈베타데이처럼 게임 회사 직원분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게임을 발전시키는 기회가 되었어요. 게임 UI나 조작체계뿐만 아니라 로컬라이징, 서비스 이슈 등 일반 유저분들이 해주실 수 없는 피드백을 많이 주셨고 저희가 정말 잘 되기를 바라신다는 게 느껴져서 감사했어요.

2019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SGM 오픈베타데이, 플레이엑스포, 지스타 등 게임 전시회에 나가서 유저분들을 만나고 피드백을 들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말 많은 분들이 인디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셨고,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재밌다’고 해주셨어요. 그 피드백이 긴 개발 기간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이 되었어요.

“인디게임들의 성과가 선순환되어,
산업생태계에 활력이 되면 좋겠습니다.”

  • 연태경 오브젝트 디자이너
  • 이선웅 프로그래머, 박준혁 애니메이터

스팀에서 인디게임 1위를 하셨어요.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너무 감사하죠. 저희 게임을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때도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셨는데, 또 게임이 출시하자마자 구매해주셔서 고맙고 그 관심과 애정이 헛되지 않도록 팀원들 모두 더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래트로폴리스’는 현재 스팀 얼리 억세스 버전(Early Access, 개발 단계에 있는 게임을 정식 출시일 이전에 플레이해 볼 수 있도록 한 선구매-선플레이 방식 판매 제도)으로 출시되었으며, 정식 버전은 2020년 상반기 출시 예정입니다.

카셀게임즈의 ‘희망’은 무엇인가요?

저희 게임으로 인해서 한국의 다른 인디게임들이 주목받고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래트로폴리스‘ 후속 개발을 잘 마무리해서 모범 사례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그 성과가 선순환 되어 인디게임 생태계에 활력이 되었으면 하거든요. 저희가 받았던 도움을 다른 인디게임 개발자분들께도 전하고 싶어요
실제로 카셀게임즈는 인터뷰 이후 인디게임 생태계를 위해 창작자들을 지원해달라며 ‘래트로폴리스‘ 게임 판매 수익금 일부를 희망스튜디오에 기부하였습니다.

카셀게임즈에게 <Smilegate Membership> 이란?

한마디로 하면 ‘징검다리’ 라고 생각해요. 힘들고 거친 물살이 있는 곳을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었거든요. 저희 팀도 개발 기간 동안 힘들고 지칠 때가 많았는데 SGM 덕분에 그 시기를 잘 버틸 수 있었어요. 징검다리를 건넌 후에는 저희가 한층 더 성장해 있을 것 같아요.
휴먼스케이프 장민후 대표 휴먼스케이프 사무실에서 만난 장민후 대표

난치질환 환자분들의
희망이 되고 싶어요

Orange Farm | 휴먼스케이프 장민후 대표

휴먼스케이프는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의 건강 데이터를 수집해 난치질환 치료제 연구와 개발을 돕는 블록체인 기반 환자 네트워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3년 3명의 팀원이 함께 창업을 시작해 2016년 오렌지팜에 입주, 2019년에는 255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열정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끌어 온 장민후 대표에게 스타트업의 도전과 성장, 희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어떻게 창업에 도전하게 되셨나요?

원래는 증권맨이 꿈이었어요. 증권사나 보험사 입사를 준비하려고 했었는데 우연히 학교 동아리에서 비슷한 직종에 계신 선배님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제가 상상했던 삶을 사시는 분이 거의 없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삶이 아니라, 정말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군대를 다녀온 이후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죠.

<Orange Farm> 입주 당시엔 어떤 상황이었나요?

2013년 11월에 창업을 선언하고 2016년까지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실패했어요. 그러다가 성형외과 애프터케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장에서 인지도가 조금 생기고 매출이 발생하면서 자본금 1,500만 원으로 법인 설립을 했고, 그때 오렌지팜에 입주를 했죠. 사실상 오렌지팜이 스타트업으로서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휴먼스케이프 장민후 대표

<Orange Farm> 졸업사로서 입주사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희도 어느 순간 오렌지팜의 혜택을 당연하게 생각한 것 같아요.
다른 팀보다 나으니까 이런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만약 정보의 비대칭성이 없어서 모든 스타트업이 오렌지팜에 지원할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다를 수 있거든요. 그런 걸 생각하면, 여기서 받았던 혜택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다른 예비창업가나 스타트업분들에게 다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오렌지팜에서 느꼈던 희망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말이에요.

나에게 <Orange Farm>은 OOO이다.

‘고향’ 같아요. 가끔 오렌지팜에 방문하게 되면 지하에 가서 사진을 찍어요. 예전에 저희가 운동하고 자고 그랬던 공간을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내면 추억을 떠올리면서 좋아하거든요. 다른 창업지원 시설도 많이 거쳐 갔지만 워낙 창업 초기였고 많은 발전과 성장이 있었던 곳이어서 마음이 계속 가요. 저희에겐 진짜 ‘Farm’ 이었어요. 작물들이 열매를 맺을 때까지 자라날 수 있었던 곳이요.

<Orange Farm>에서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집이 따로 없이 오렌지팜에서 24시간 지냈어요. 당시에 직원분들이 냄새나니까 집에 좀 가라고 농담도 하셨어요. (웃음) 스타트업은 늘 비용이 문제인데, 오렌지팜에서 사무실부터, 회의실, 헬스장, 카페 등 어느 정도 성공한 기업들이 누릴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무료로 누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죠. 시작 단계지만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멤버들에게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었던 것 같아요.
앞서 입주했던 기업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남이 성공해서 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웃음) 오렌지팜은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다 잘되길 바라거든요. 허심탄회하게 다른 대표님들과 힘든 얘기도 많이 하고 잘되는 회사에 찾아가서 스스럼없이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도움도 구하고요. 저희도 레이니스트 김태훈 대표님, 배틀엔터테인먼트 배승익 대표님 등 오렌지팜 네트워크 안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Orange Farm>을 통한 변화와 성장이 있었다면?

조직을 어떻게 성장시켜 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는데, 리뷰데이와 멘토링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어요. 권혁빈 의장님을 비롯한 스마일게이트 임직원분들의 인사이트 있는 조언들도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었고 투자, 기술, 사업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멘토링과 컨설팅 기회를 주셨거든요. 외부에서 들으려면 고가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오렌지팜 입주사라는 이유로 한두 시간씩 아무 제약 없이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조직을 안정적으로 키워가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이 외에도 입주하자마자 시드(Seed) 투자도 받고 이후에 프리에이(Pre-A) 투자까지 받아서 2017년에 오렌지팜을 졸업할 때는 30억 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어요.

현재 대표님의 ‘희망’은 무엇인가요?

현재 하는 일이 난치질환 환자분들을 위한 서비스인데 어떤 분들은 이 서비스를 자신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부르시더라고요.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졌어요. 잘못된 결정을 하면 누군가에겐 인생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이 일이 환자분들께 큰 효용과 가치를 드릴 수 있는 일이니까, 서비스를 잘 만들어서 그분들의 희망을 이루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구성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계획보다 조직이 빨리 커지니까 조금 불안해요. 처음에 좋다고 생각했던 조직문화를 규모에 맞게 잘 변형해서 정착시키는 일이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노력을 구성원들과 함께 하면서 좋은 회사에 대한 희망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